http://lifeislove.kr/LILY/10742근래에 마음 가득 느끼는 단어가 있는데요, 바로 '인연'이랍니다. 삼십여년을 살면서 여태껏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사람이었는데, 몇번의 만남만으로 깊은 신뢰를 나누는 사이로 돌변하기도 하고, 늘 가까이서 지나치는 관계였음에도, 그리고 친하게 지낼법했는데도 목례만 나누기를 몇년을 반복하는 모르나 마나한 사이였다가 어느 순간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든든한 동반자로 서로를 도우는 관계가 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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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몰라요. 과거의 업보가 이번 생애의 관계들을 규정하고, 이번 생애의 노력이 다음 생애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정도만 이해한다고나 할까요...

우연히 시작되어 서로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것, 내겐 없어서는 안될 인연이 된다는 것...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기적과도 같은 일이지요... 외롭기 그지없는게 오히려 더 당연할 수도 있는 세상인데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고 보듬어 주는 사이가 된다는 것 말이죠. 하지만... 이런 소중한 인연도 결국엔 서로를 떠나보내기도 하는 인연이기도 하다는 점... 슬픈 일이죠. 삶이 서로를 갈라놓는 순간에 의해서도, 서로가 더이상 지속될 수 없는 인연임을 자각하는 순간에 의해서도 말입니다. 언젠가는 결국 서로가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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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empas.com/yeoym3/read.html?a=16404743&c=1427998

저는 가끔씩 여기에 이런 의문이 종종 들 때가 있습니다. 결국엔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인연이라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니 그렇다 치구요... 어떤 관계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사랑하며 신뢰하는 사이가 되기도 하는가 하면 어떤 사이는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서로를 기억의 저편으로 몰아내 버리고 살기도 하잖아요. 또 중간의 경우로 이도 저도 아닌... 특별할 것도 없는, 그렇다고 남남보다는 제법 가까운 형태로 사는 관계도 많고요.

http://cfs4.tistory.com/upload_control/download.blog?fhandle=YmxvZzgyMjE3QGZzNC50aXN0b3J5LmNvbTovYXR0YWNoLzAvMDIwMDAwMDAwMDMzLmpwZw==
http://cezacx2.tistory.com/179

무엇이 과연 이런 인연의 깊이와 지속시간을 만들어 주는 걸까요. 인연이라는 말을 하니 다소 어렵게 느껴집니다만, 무엇이 남녀사이의 관계를, 무엇이 사회적인 결속 관계를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될까요. 단순히 상대방에게 잘 대해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 주며, 잘 경청해 주는 것이 큰 요소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것만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내가 아무리 잘 들어주고 싶어도, 내가 아무리 이해 받고 싶어도 상대방의 마음 상태도 나와 비슷할 때만 가능하니까요. 내가 화 나 있을 때 상대방이 아무리 애교를 보여도, 내가 아무리 상대방을 보고 싶어도 상대방의 컨디션이나 기분이 아니면 근처에도 가기 어렵듯이... (싸...하죠~ ㅋㅋ ) 근데 이건 그냥 어떤 관계에서 발생하는 과정의 하나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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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두 사람의 감정의 리듬이란게 사인파 곡선을 타다보니 서로 맞을 때도 있고, 맞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서로 맞지 않다고 헤어져 버리는 사이라면 그건 인연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관계겠죠. 수많은 커플들이, 수많은 만남들이 감정적 충돌을 경험하지만, 어떤 사람은 한방의 싸움으로 끝나 버리기도 하지만, 어떤 커플은 싸움은 나의 인생~ 이라도 되듯이 죽어라 서로 다투는게 일상다반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서로 헤어지지 않는 사람들이 많죠. 서로 포기해서일까요...


무엇이 서로를 떼어놓을 수 없는 접착제를 만들어 낼까... 이런 생각들 한번쯤 해 보신적 없으세요? ^^ 그래도 저 사람이 내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도로끔 하게 만드는 것... 잘 생긴/예쁜 외모, 다정다감함, 시원시원함이 맘에 들어서? 내 이야기를 잘 경청해 주어서? 나랑 취미가 비슷해서? 스킨쉽 스킬이 좋아서?(;;) 미래의 안정적 삶에 훨씬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제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는 한 커플이 있답니다.


대학원 때였던 것 같은데, 마음이 참 답답하던 시절... 안면도로 무작정 차를 몰고 갔더랬죠. 눈이 아주 많이 내린 직후라 보기에는 제법 좋았지만, 날씨도 제법 쌀쌀한데다가 바람이 휘이잉 매섭게 불어서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고 시려운 느낌의 날이었죠. 안면도에 있는 버스터미널 근처를 지날 때였습니다. 끝도 없는 눈길을 힘겹게 걸어가는 커플이 길을 물어봅니다.

"안면도 바닷가 어디로 가요? "
"네, 이리로 계속 가면 되요. "
"네, 감사합니다~"

갓 20대를 넘은 젊은 커플이었죠. 바닷가를 무작정 걸어가려는지, 가는 길에 펜션이 있어 그리로 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두 사람은 손을 꼭 붙잡고 걸어갔습니다. 그때는 제가 네비게이션이 없었을 때라, 게다가 저도 처음 가는 길이라 얼마나 걸릴지 잘 몰랐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안면도 가는 길인데, 태워서 데려갈까... 도 싶었지만 그냥 귀찮아서 지나쳐 갔답니다.


http://flickr.com/photos/maciekadrian/2131203229/sizes/m/

그리고 저는 겨울 바다의 안면도를 한참을 구경했더랬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수킬로미터의 갯벌과 그 끝에 있는 수평선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당시 대학원 시절의 저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에 지쳐 몹시 외롭고 지쳐있던 마음을 바다를 통해서 달래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참 좋았습니다.

http://edu.chungnam.net/images/resized?i_name=mult&key=tour/2007/12/04/DSCF2953.JPG&i_width=460&i_height=360
http://edu.chungnam.net/content/mult/07/mult.07.000.jsp?&multCd=M04&recSts=A&r_num=8&areaCd=A&page_no=3&bmode=read&aSeq=19598


그렇게 몇시간을 있다가 다시 학교를 향해 차를 몰고 출발했습니다. 어라... 수십분을 달려가고 있는데, 저 멀리 아까 길을 물었던 커플이 지나갑니다. 그들은 아직 한참을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걸어서 2시간 이내에 갈 수 있을까 싶었죠. 안면도 버스정류장에서 무작정 바닷길로 걸어가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가 창문을 열고 바닷가로 가실려면 아직 한참 가야 한다고 그랬더니 괜찮답니다. 괜찮다는데 뭐... (아마 지금 같았으면 보다못해 타라고 강권했을 것 같아요 ㅎㅎ ) 라며 다시 저는 가던 길을 열심히 달렸더랬죠.


이게 이야기의 끝입니다. 싱거운가요? ^^ 왜 이 이야기가 가끔씩 떠오르느냐 하면, 그리고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요... 그들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지는 모르지만, 삶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둘만의 경험을 했구나...를 깨달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두 사람이 만나 맛있는 것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즐거운 여행을 다니겠죠. 허나 이런 것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짐의 영역에 예속되어 가면서 그 가치를 상실해 버리고 맙니다. 처음에는 함께 손을 잡는 것만으로도 가슴 떨리던 순간들이, 처음 키스하던 순간, 그리고... 쩜쩜쩜(쿨럭), 처음 떠났던 여행, 100일, 1년, 1000일이 어느 시간이 지나가면서부터는 기억의 흔적으로만 남아있을 뿐, 느낌들은 휘발되어 버리고 떠올리려고 해도 생각조차 나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되죠. 저만 그런가요 ㅎㅎ
The First Kiss Poster by Kim Anderson
http://www.allposters.com/-sp/The-First-Kiss-Posters_i391531_.htm

그런데... 두 커플은 모르긴 몰라도 이 경험은 잊을 수가 없을 겁니다. 뼛속깊이 시린 눈오는 어느 겨울, 두 사람이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만큼 아픈 다리를 이끌고 걸었던 기억... 그리고 그 순간에 놓치 않고 꼭 잡았던 두 손. 이윽고 다달은 끝없는 백사장의 바닷가. 그리고 그날 이후의 두 사람만의 짙은 추억.

이런 것은 시간이 지나도 잘 희석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잊을 수 없는 두 사람만의 비밀이니까요. 비록 남들에게 이야기하면 추운날 삽질한 바보 커플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만...

http://media.arstechnica.com/staff/fatbits.media/top-secret.jpg
http://arstechnica.com/staff/fatbits.ars/2006/11/20/6038

알렝드 보통은 이런 것을 라이프모티프(LifeMotif)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무도 모르는 두 사람만의 은밀한 비밀, 그런 것들의 공유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그 농도가 짙을수록... 수많은 역경에도 두 사람 사이가 그리 쉽게 무너지지가 않는다는 거죠. 첫사랑의 아련함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요. 한번 경험하고 나면, 더 이상 자신만의, 그리고 서로에의 비밀이 되기가 어려우니까요.

http://www.littlereview.com/picsmore/hanowal1.jpg
http://littlereview.blogspot.com/2005/06/poem-for-thursday.html
비단 연인의 관계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사회적 관계 역시 이런 라이프모티프가 인연이 큰 원동력 중의 하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컬러코드도 그런 발견의 하나가 아닐까 해요.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아직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아직 꽃을 피우기 전의 모습을 서로 발견하고 함께 느끼는 것. 그것은 어찌보면 우리만의 비밀 아닌 비밀일 수도 있으니까요.
http://kr.img.image.yahoo.com/ygi/gallery/img/53/a1/46651828840a7.jpg
http://blog.daum.net/_blog/rss/rssList.do?blogid=03oX3

라이프모티프. 어딘가 모르게 좋은 느낌의 단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어떤 라이프모티프를 만들 수 있을까요? 아직 잘 모르지만, 그 만남은 매우 설레이고 신나고, 또 익사이팅한 감동이 있으면 하는 바램을 띄우고 싶습니다 ^^

여러분은 어떤 라이프모티프를 가지고 살고 계시나요? ^^
오늘도 즐!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