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LOVE
| 절대주소 | placebo-effec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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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험의 부작용에 관해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더 엄밀히 말하면, 경험이 주는 착각 현상을 얘기해 볼까 합니다.
혹시 근래에 "EBS 다큐프라임 - 감기, 낫게 해 드릴께요" 라는 프로그램을 보신적이 있나요? 이 프로그램을 보면 우리가 평생 바보짓을 하며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답니다(오늘 글에 사용한 감기 관련 영상은 모두 EBS 다큐프라임 HD 동영상 원본에서 캡쳐를 뜬 것입니다).
여러분은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하시나요? 감기가 다 나을때까지 절대 약을 먹지 않고 견디는 분이 일부 계시지만, 증상이 심해진다 싶으면 열의 아홉은 병원을 찾지 않으시나요? (바로 약국을 가서 감기약을 사 먹기도 합니다)
감기에 걸려서 병원을 찾으면 대개 별다른 조치없이 약을 처방받습니다(일부는 주사를 맞기도 합니다). 감기 증상에 처방되는 주요 약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영상에 담긴 내용이 워낙 클리어해서 제가 별도의 부연설명을 드릴 필요도 없겠죠. 이처럼 감기에는 절대로 약을 처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합니다. 감기로 인한 오한/고열/콧물/코막힘/재채기 등의 현상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감기에 걸린 증상이 아니라 '감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인위적으로, 특히나 감기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약을 복용함으로써 극복하려 드는 것은 부작용(예: 설사, 구토) 만 유발할 뿐더러 바이러스의 내성만 길러 준다는 것이죠.
현재 인류가 개발해낸 어떤 감기약도 '효과가 전혀 없다'가 증거라고 합니다. 세균감염을 막는 페니실린 같은 항생제는 인류가 찾아낸 귀한 보물이지만, 감기약은 아직 한건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의사를 믿으라며 약을 처방합니다. 왜... 우리는 왜 병원을 가면 항상 의학적으로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약들을 처방받아 와서 먹고 있는 것일까요?
감기를 먹어도, 안 먹어도 회복하는 기간은 똑같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감기약을 안 먹으면 회복하는데 10일이나 걸립니다. 그런데, 감기약을 먹으면 10일 밖에 안 걸려요."
한 때, 감기약이 실제로 감기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실험도 이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실험은 독립 변인 통제 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추가한 실험이 바로 플라시보 실험입니다. 들어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플라시보 약은 가짜 약입니다. 맛과 모양새가 실제 약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출처: http://www.firstscience.com
플라시보 실험은 병에 걸린 환자들을 두군으로 분리해서 실제 약과 플라시보약을 각각 투여를 해서 회복 기간을 알아보는 변인통제 조건을 추가한 실험입니다(http://serendip.brynmawr.edu/bb/neuro/neuro99/web3/Lord.html).
이미 예상을 하시겠지만, 실험 결과는 양측의 회복 기간이 똑같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아무런 효과도 없는 약을 먹어놓고 약 덕분에 낳았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의학적으로도, 의사학적으로도 아무런 증거도 근거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효과가 없는걸 알면서도 왜 사람들은 감기약을 먹고, 또 일부 의사들도 감기약을 처방하는 것일까요?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감기에 처방조차 금지된 항생제를 말입니다.
일단, 제약회사의 광고와 로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감기는 전세계 60%의 사람들이 해마다 2,3번씩 걸리는 가장 큰 질환으로 가장 거대한 시장인 셈입니다. 누구나 감기의 고통에 시달리지만, 저절로 낫는 감기. 걸려 있는 동안에 겪는 고통이 괴로운 나머지 특정 약을 먹으면 더 빨리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선뜻 시도를 합니다. 그리고 결국 낫게 되죠.

감기약을 먹고 난 뒤에 감기를 나았을 때, 그리고 거기에 감기약의 효과를 선전하는 적절한 광고라던가 수긍하는 주위의 이야기들이 섞이면서, 우리는 감기약으로 인해 빨리 회복되었다고 믿어 버리는 것입니다. 감기약이 효과가 있다!라고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먹는 거의 대부분의 육류들에 마구잡이로 때려넣은 항생제(열악한 환경에서 사육하는 동물들이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양의 항생제를 쓰시는건 알고 계시죠?)로 인해 어쩌면 감기약을 먹을 필요도 없는데 말입니다.
약을 먹고 나았다는 사실. 이 경험에 우리가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두번째 이유인 것입니다.
예전에도 한번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 인간의 기억의 특성 중의 하나로 '고통은 흔적만 남습니다.'. 어떤 시기에 '얼마만큼의 기간'동안 고통을 받았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과거에 내가 받았던 상처나 고통은 FACT로서 우리의 가슴속에 박혀 평생을 따라다니지만 '시간'과 관해서는 잊어 버리고 맙니다. 감기약이 효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은 바로 이 시간 정보나 인과관계는 무시하는 ‘FACT로서의 경험에 기반한 판단'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충분한 경험도 아닌 직관적인 느낌에 의존한 경험 말입니다.
감기를 얘기로 드렸습니다만, 이것이 꼭 감기에 국한되는 이야기겠습니까? 인간관계의 본질(인맥을 늘리는 방법, 좋은 인간관계를 나누는 방법)에 관한 주장들,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 정치/사회적 현실들과 이들에 대한 판단들... 적지 않은 분야에서 우리는, 이미 쌓여진 지식이나 사실을 기반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극히 좁은 경험과 호도된 사실을 통해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특히나 선입견은 정말 호도되기 쉬운 경험인데도 말입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가치 판단 시스템의 측면으로도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일상의 대화에서, 언론매체를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프로그램들, 정치/사회적 현상들에서 우리는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하기 보다는 주관적이고 아직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은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죠. 그리고 진짜 문제는 이런 것들이 제대로 걸러질 수 있는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니면 말고가 아직도 팽배한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약물 부작용의 효과가 고스란히 우리의 몸에 영구적인 폐해를 미치듯, 우리의 제한된(그리고 왜곡된) 경험으로 인한 판단 역시 우리 자신 뿐만 아니라 우리가 관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불신과 의심의 세상을 만들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사실들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해 봅니다.
요약하면,
1. 감기는 그냥 낫는게 최곱니다(정말 괴로울 때 해열제나 진통제 정도)
2. 경험은 틀리거나 왜곡된 기억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3. 누군가에 대한 선입견. 다시 한번 재고 해 봅시다.
EBS 다큐 프라임, 참 좋은 프로그램이네요 ㅎㅎ, 마침 플래쉬 무비 형태로 올라온 동영상이 있네요. 여러분도 한번 즐감! 하시기 바랍니다.
EBS 다큐프라임 - 감기, 낫게 해 드릴께요 동영상. 총 세개의 동영상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동영상 출처: http://www.bada.us/media/index3.html?act=listbody&ct=244&no=3467
참고자료:
1. EBS다큐프라임 - 감기, 낫게 해 드릴께요
2. Introduction: Problem with Audiences
3. Are you certain you've never had a placebo?
4. Consciousness and the Placebo Effect






나 감기약... 신봉자인데... 이거 어쩐담...